게이밍 플랫폼의 부하 테스트 및 성능 최적화 기법

진단: “서버가 터졌다”는 말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원인

게이밍 플랫폼에서 장애가 나는 순간은 대개 트래픽이 “많아서”가 아니다. 더 자주 보이는 패턴은 트래픽의 모양이 바뀌는 순간이다. 로그인 이벤트가 몰리고, 매치메이킹 큐가 급격히 길어지고, 인게임 상태 동기화가 폭증하면서 특정 컴포넌트만 과열된다. 이때 운영자가 보는 지표는 CPU 40%, 메모리 60% 같은 평균치라서 “아직 여유 있다”고 착각한다. 실제 병목은 p95, p99 Latency에서 터진다. 사용자 경험은 평균이 아니라 꼬리에서 무너진다.

부하 테스트를 “몇 명까지 버티나”로 접근하면 답이 안 나온다. 운영자가 원하는 건 동시접속 10만이 아니라, 결제와 정산이 어긋나지 않고, 매치 결과가 유실되지 않고, 이벤트 보상이 중복 지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10만을 버티는 것이다. 성능 최적화도 마찬가지다. TPS를 올리는 최적화가 아니라, 실패 시의 재시도와 중복 처리, 데이터 정합성까지 포함한 Throughput 설계가 핵심이다.

현장에서 가장 비싼 장애는 “느림”이 아니다. 느림은 리트라이 폭탄을 만들고, 리트라이는 DB 락과 큐 적체를 만들고, 적체는 타임아웃을 만들고, 타임아웃은 다시 리트라이를 부른다. 이 피드백 루프가 10분이면 플랫폼을 무너뜨린다. 부하 테스트는 이 루프를 인위적으로 재현해서 끊어내는 작업이어야 한다. 성능 최적화는 그 루프가 생기지 않게 구조를 바꾸는 일로 귀결된다.

어두운 서버실에 붉은 경보등 번쩍, 연기 나는 랙과 긴장한 엔지니어, 원인 추적 분석가 모습이다

본론 1: 부하 테스트의 목표를 “숫자”가 아니라 “리스크”로 재정의

부하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합의해야 할 건 목표 트래픽이 아니라 실패 허용 범위다. 로그인 p99 800ms, 매치메이킹 p99 2초, 인게임 상태 업데이트 p99 150ms 같은 SLO가 필요하다. 더 중요한 건 데이터 손실과 중복의 허용치다. 특히 “결제 트랜잭션 유실 0건”, “보상 지급 중복 0건”, “매치 결과 누락 0건” 같은 운영 리스크 기준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기준이 없으면 테스트는 단순 벤치마크로 끝나고, 실제 장애는 다른 모양으로 터진다.

게이밍 플랫폼의 트래픽은 균일하지 않다. 피크는 이벤트 시작 5분 전, 점검 종료 직후, 랭킹 마감 10분 전, 대규모 업데이트 배포 직후에 생긴다. 이때 부하는 단순히 요청 수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특정 API와 특정 데이터 파티션에 집중된다. 부하 테스트 시나리오는 “정상 플레이”보다 “비정상적으로 몰리는 순간”을 더 많이 담아야 한다. 운영자의 돈이 새는 구간이 거기다.

테스트 환경이 프로덕션과 다르면 결과는 참고자료 수준으로 전락한다. 특히 캐시 히트율, DB 인덱스 분포, 사용자 세션 분포가 다르면 Latency 꼬리가 완전히 달라진다. 최소한 익명화한 실데이터 기반으로 인덱스와 핫키를 재현해야 한다. “테스트는 통과했는데 실서비스는 터졌다”의 70%가 데이터 분포 차이에서 나온다.

테스트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4가지 축

첫째, Ramp-up. 0에서 100%로 갑자기 올리는 테스트는 현실과 다르다, 현실은 업데이트 알림, 스트리머 방송, 이벤트 공지로 10분~30분에 걸쳐 증가한다. Ramp-up을 현실에 맞추면 캐시 워밍, 커넥션 풀, 오토스케일링 반응 시간을 같이 검증할 수 있다.

둘째, Spike. 점검 종료 30초 안에 동시 로그인 5배가 들어오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로그인/세션 계층의 취약점이 안 드러난다. Spike는 평균 TPS가 아니라 순간 QPS로 설계해야 한다. 부하 생성기 자체가 병목이 되지 않게 분산 구성도 필수.

셋째, Soak. 10분 버티는 건 의미가 제한적이다. 6시간~24시간 장시간 부하를 걸어 메모리 누수, GC 패턴 변화, 커넥션 누수, 로그 I/O 적체를 찾아야 한다. 실무에서 장애는 “피크 직후”보다 “피크를 버틴 뒤”에 많이 난다.

넷째, Chaos. 의도적으로 한 AZ를 내리고, 캐시 노드를 제거하고, DB 리플리카 지연을 주고, 외부 API를 2초 지연시키는 식으로 실패를 주입한다. Failover가 되는지보다 중요한 건 Failover 동안 데이터 정합성이 유지되는지다. 운영자는 “살아는 있다”가 아니라 “정산이 맞는다”를 원한다.

본론 2: 내부 메커니즘 해부 — 병목은 어디서 생기고 왜 꼬리가 길어지는가

게이밍 플랫폼의 성능 문제는 대부분 큐잉 이론으로 설명된다. 처리율이 수요를 약간 못 따라가는 순간, 대기열이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때 p99 Latency가 튀고 타임아웃이 늘어난다. 타임아웃은 재시도를 낳고, 재시도는 수요를 더 키운다. 이 구조가 보이면 “서버 증설”이 근본 해법이 아니라는 것도 보인다. 수요를 줄이거나, 처리를 분해하거나, 실패를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병목은 흔히 DB로 몰리지만, 실제로는 DB 앞단의 설계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로그인 시 세션 저장을 DB에 강하게 의존하면, 로그인 스파이크에서 바로 락 경합이 난다. 세션을 Redis로 옮겨도 핫키가 생기면 Redis 단일 키에서 직렬화가 발생한다, “캐시를 썼는데도 느리다”는 말은 캐시 키 설계가 잘못됐다는 뜻일 때가 많다.

매치메이킹은 또 다른 함정이다. 단순히 큐에 넣고 빼는 문제가 아니라, 조건 매칭과 상태 변경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때 트랜잭션 경계가 넓으면 락이 길어지고, 락이 길어지면 큐가 밀린다. 매치 상태를 DB에 강하게 묶으면 Throughput이 한계에 부딪힌다. 이벤트 소싱이나 상태 머신을 메시지 큐 기반으로 분리하면 처리율은 올라가지만, 중복 처리와 순서 보장이 새 리스크로 들어온다. 성능 최적화는 이 트레이드오프를 관리하는 일이다.

인게임 상태 동기화는 더 민감하다. HTTP 기반 폴링으로 설계하면 요청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webSocket이나 UDP 기반으로 바꿔도 서버의 fan-out 비용이 급증한다. 여기서 핵심은 “모든 상태를 모든 사용자에게”가 아니라 “변경분만, 필요한 대상에게”로 줄이는 것이다. 델타 전송, 관심 영역(interest management), 틱 레이트 조절이 성능 최적화의 본질이다.

꼬리 지연(p99)을 만드는 대표 원인

첫째, 동기 의존성. 한 요청이 내부적으로 5개 서비스를 순차 호출하면 평균 50ms여도 p99는 쉽게 1초를 넘는다. 각 서비스의 p99가 곱해지는 구조다. 병렬화, 캐시, 비동기화로 호출 체인을 끊지 않으면 꼬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둘째, 리소스 풀 고갈. DB 커넥션 풀, 스레드 풀, gRPC 채널 풀이 고갈되면 대기열이 생기고 Latency가 튄다. 이때 CPU는 낮게 보일 수 있다. 운영자가 “CPU가 남는데 왜 느리지?”라고 묻는 순간, 대개 풀 고갈이다. 풀 크기 조정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더 자주 필요한 건 요청을 줄이거나 큐로 흡수하는 구조 변경이다.

셋째, 락과 핫 파티션. 랭킹 업데이트, 공용 인벤토리, 글로벌 이벤트 카운터처럼 모든 사용자가 동일 행을 건드리는 구조는 부하가 오르는 순간 직렬화된다. 이건 최적화가 아니라 설계 문제다. 샤딩, 카운터 분산, 비동기 집계로 바꿔야 한다.

메인포인트1 슬라이드에 숫자 속도계가 X표 되고 빨간 Risk 삼각형과 도면 보는 엔지니어들 모습이다

본론 3: 성능 최적화는 “빠르게”가 아니라 “안전하게 많이 처리”로 설계

플랫폼 운영에서 성능 최적화는 수익과 직결되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Provably Fair(입증 가능한 공정성) 구현 메커니즘이 요구하는 것처럼 속도와 정합성은 함께 관리돼야 합니다. 결제 단계가 300ms만 느려져도 전환율이 하락하고, 매치가 3초 지연되면 이탈률이 즉시 올라가지만 성능을 올리겠다고 데이터 정합성을 깨는 순간 손실 규모는 더 커집니다. 그래서 최적화는 항상 멱등성(Idempotency), 중복 제거, 재처리 가능성까지 포함해야 하며, 빠르지만 틀린 시스템은 운영자에게 재앙이 됩니다.

가장 먼저 손대야 할 건 경로 분리다. 읽기와 쓰기의 요구사항은 다르다. 프로필 조회, 랭킹 조회, 상점 상품 조회는 읽기 비중이 높고 캐시 친화적이다. 구매, 보상 지급, 매치 결과 반영은 쓰기 비중이 높고 정합성이 중요하다. 이 둘을 같은 DB와 같은 트랜잭션 모델로 처리하면 어느 쪽도 최적화가 안 된다. CQRS를 과하게 도입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읽기 모델을 캐시/서치 인덱스로 분리하면 DB 부하가 급감한다.

두 번째는 비동기화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모든 걸 비동기로 바꾸면 사용자 경험이 흔들린다. 반대로 모든 걸 동기로 두면 Throughput이 한계에 걸린다. 실무에서는 “사용자가 즉시 알아야 하는 것”만 동기로 남기고, 나머지는 이벤트로 흘린다. 예를 들어 구매 완료 화면에 필요한 건 결제 승인과 주문 생성까지다. 영수증 이메일, 포인트 적립, 추천 보상 반영은 비동기로 미뤄도 된다. 이 분리가 되면 피크에서 쓰기 트랜잭션 폭주를 큐가 흡수한다.

세 번째는 캐시를 성능 도구가 아니라 안정성 도구로 쓰는 관점이다. 캐시는 DB 부하를 줄여주지만, 캐시 미스 폭풍이 오면 DB가 즉시 죽는다. 그래서 캐시는 “미스 시 DB로 간다”가 아니라 “미스 시 제한된 속도로만 DB로 간다”가 돼야 한다. 요청 코얼레싱(request coalescing), 단일 비행(singleflight), 캐시 스탬피드 방지가 필수다. 앞서 언급한 tTL도 균일하게 두면 특정 시점에 동시 만료가 터진다. 지터(jitter)를 섞어 만료 분산이 기본.

네 번째는 데이터 모델 최적화다. 인덱스 몇 개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쓰기 핫스팟을 제거해야 한다. 랭킹은 실시간 강정합으로 유지하려고 하면 무조건 병목이 된다. 실무에서는 1분 단위 배치 집계, 스트리밍 집계, Top-N만 유지하는 구조로 바꾼다. 사용자는 “완벽히 실시간”을 원하지 않는다, 운영자는 “피크에서 죽지 않는 것”을 원한다.

성능 최적화에서 자주 쓰는 실전 패턴

배치와 스트리밍의 혼합이 효과적이다. 이벤트 로그를 Kafka 같은 스트림으로 받고, 실시간 지표는 스트리밍으로, 정산/정합성 검증은 배치로 돌린다. 이 구조는 장애 시 재처리가 가능하다. 메시지 오프셋 기반으로 재생하면 된다. “장애 후 복구”가 설계에 포함되는 순간 운영 리스크가 내려간다.

Rate Limiting과 Backpressure는 성능 최적화라기보다 생존 장치다. 특정 API가 느려지면 전체가 느려지는 걸 막아야 한다. 게이트웨이에서 사용자 단위, IP 단위, 토큰 단위로 제한을 걸고, 내부 서비스 간에도 큐 길그래서 요청을 거절하거나 degrade 해야 한다. 모든 요청을 받는 시스템은 결국 아무 요청도 못 처리한다.

로드밸런싱도 단순 라운드로빈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션 고정이 필요한 구간과 아닌 구간을 분리하고, L7에서 라우팅 키를 일관되게 분배해야 핫 인스턴스가 줄어든다. 특히 WebSocket 기반이라면 커넥션 분포가 성능의 대부분을 결정한다. 커넥션 수, 메시지 fan-out, GC 패턴까지 같이 봐야 한다.

결론: 부하 테스트는 “증명”이 아니라 “사고를 미리 내는 작업”

게이밍 플랫폼에서 부하 테스트는 투자자 보고용 성능 수치 뽑기가 아니다. 실제 사고를 작은 비용으로 미리 내고, 그 사고가 돈으로 번지지 않게 차단하는 과정이다. 테스트는 반드시 리스크 기반이어야 하고, 시나리오는 스파이크와 실패 주입을 포함해야 한다. 성능 최적화는 평균 응답시간을 줄이는 작업이 아니라, 꼬리 지연과 재시도 폭탄을 제거해 안정적인 Throughput을 만드는 작업으로 봐야 한다.

운영 안정성은 결국 수익성으로 환산된다. 장애가 한 번 나면 환불과 CS 비용이 발생하고, 더 큰 비용은 신뢰 하락으로 누적된다. 반대로 피크를 안정적으로 버티는 플랫폼은 이벤트를 더 공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마케팅 트래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부하 테스트와 최적화는 기술 과제가 아니라 운영 레버리지다.

현장에서 효과가 컸던 접근은 단순하다. SLO를 먼저 세우고, p99를 기준으로 병목을 찾고, 실패를 주입해 정합성까지 검증한다. 그다음에야 캐시, 비동기화, 데이터 모델 변경 같은 최적화가 의미를 가진다. 순서를 바꾸면 “빠르지만 불안한 시스템”이 된다. 운영자는 그 시스템을 오래 못 끌고 간다.

부하 테스트 및 최적화 체크리스트(실무용)
1) 지표는 평균이 아니라 p95/p99 Latency, 에러율, 타임아웃율, 재시도율로 본다.
2) 시나리오는 Ramp-up, Spike, Soak, Chaos 4종을 최소 세트로 구성한다.
3) 테스트 데이터는 실데이터 분포를 익명화해 재현한다. 핫키/핫파티션이 핵심 변수다.
4) 커넥션 풀, 스레드 풀, 큐 길이, GC pause를 같은 대시보드에서 상관분석한다.
5) 캐시 스탬피드 방지(singleflight, 요청 코얼레싱, TTL 지터)를 기본값으로 넣는다.
6) 결제/보상/정산 계열 트랜잭션은 Idempotency 키와 중복 제거를 강제한다.
7) 외부 의존성(API, 결제, 인증)은 타임아웃 상한과 서킷 브레이커를 명시한다.
8) Rate Limiting과 Backpressure로 “느린 컴포넌트가 전체를 끌어내리는” 상황을 차단한다.
9) 장애 복구는 재처리 가능성으로 설계한다. 이벤트 로그/오프셋 기반 리플레이를 준비한다.
10) 오토스케일링은 CPU 기준만 쓰지 않는다. QPS, 큐 길이, 커넥션 수 기준을 섞는다.